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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이야기

(공포 실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 군대 이야기 -무서운이야기

녕하세요?

 

오늘은 그 동안 올렸던 창작 단편과는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군부대들이 도심과 많이 떨어져 있거나 산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군 복무 시절과 관련 된 기담들이 많죠.

 

오늘 들려 드릴 이야기도 제가 오래 전 근무했던 수도권 인근의 모 부대에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혹시 지어낸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하겠습니다.

 

다만 있었던 일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두 가지 이야기인데 모든 현장에 직간접적으로 제가 있었다는 것이 핵심이 될 거 같습니다.

 

오랫동안 잊고 있다가 불현듯 떠오른 이야기를 조금 풀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 올드 보이

 

제가 근무했던 통신단은 군단본부 내부에 위치해 있던 직할부대였습니다.

 

넓디넓은 군단 영내에는 본부대대나 기무부대헌병대 등 몇 개의 직할대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 중 하나였던 셈이죠.

 

이 이야기는 제가 일병을 갓 진급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가설중대가 맡고 있는 초소는 제5초소라는 곳이었는데 중계중대가 맡고 있는 일명 500고지로 오르는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5초소도 나름 고지대였던 탓에 야간 근무의 경우 부대가 소재하고 있던 ㅇㅇ시 야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었습니다.

 

자대 배치를 받고 처음 야간 근무에 들어갔을 때 그 미묘한 느낌을 아직 기억합니다.

 

몸은 부대에 있지만 멀리서나마 민간의 정취를 느끼곤 했는데.

 

그마저도 시간이 지나니 무덤덤해지더군요.

 

사설이 길었습니다.

 

초소로 가기 위해서는 헌병대 영창 옆에 난 좁은 길을 지나 오르막길을 약 10분간 올라야 했는데 근무 조는 보통 2인 1소위 이야기하는 사수와 부사수로 구성된 인원이 투입됩니다.

 

그 일이 있었을 때에는 늦가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날 사수는 김 병장이었는데원래 그러면 안 되지만 그날따라 김병장이 매우 피곤하다는 이유로 초소 옆에 나무합판으로 만들어 설치한 통신부스(보고용 군용 전화기인 TA312가 놓여져 있는 간이초소)에서 잠시 쉬겠다고 하며 혹시 순찰 도는 당직사령이 오면 자기를 깨우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리고는 간이초소 바닥에 판초 우의를 깔고 벽에 기대어 눈을 붙이는 듯 했습니다.

 

저는 홀로 타이어와 흙을 쌓아 2명이 경계근무를 설수 있게 만든 외부 초소에서 경계총 자세로 저 멀리 보이는 시내 야경과 초소 앞 철조망 쪽을 번갈아 주시하며 근무를 서게 되었죠.

 

얼마 쯤 지났을까요?

 

아마 20여분이 지난 것 같습니다갑자기 부스 안에 누워 있던 김 병장이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저는 무슨 꿈을 꾸나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를 내는 간격이 점점 짧아지더니 급기야 버럭 소리를 지르고서는 부스 밖으로 뛰쳐나오는 겁니다.

 

그것도 전투화(군화)로 문을 발로 걷어차면서요.

 

저는 그 모습과 소리에 깜짝 놀라 얼떨떨해 있었습니다.

 

그때 놀람과 공포심이 어우러진 듯한 그런 눈빛을 한 김병장의 얼굴을 마주쳤습니다.

 

김병장은 갑자기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저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너 옆에 있던 사람못 봤어?

 

저는 속으로 이게 자다가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하고 있는데그가 한 이야기는 정말 귀신 씨나락을 까먹다 못해 불로 구워먹는 소리였습니다.

 

김병장이 저에게 한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요새는 전투복이 도트무늬로 바뀌었는데 제가 군에 있을 때에는 소위 이야기하는 개구리 무늬(국방색카키색 계열의 둥글둥글한 무늬로 위장한)의 전투복을 착용할 때였습니다.

 

그 이전에는 무늬가 없는 민무늬 전투복이었고요.

 

김병장이 간이초소 안에서 잠깐 잠이 들다가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추운 오한이 들어 살짝 눈을 뜨게 되었답니다.

 

간이 초소에는 밖을 살펴볼 수 있도록 네 방면에 유리창을 내 놓았었는데김병장이 등을 기대어 보는 방면은 바로 제가 근무를 서고 있는 초소 쪽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 오른쪽에 부스가 있었던 참이고제 오른쪽 자리는 사수의 자리 즉 김병장의 자리였는데 당연히 비워 있었겠죠.

 

그런데 살짝 눈을 떳을 때 경계총을 하고 있는 제 오른쪽그러니까 자신이 있었어야 할 자리에 누군가가 서 있더랍니다.

 

순간 김병장은 순찰도는 간부가 온지 알고 속으로 뭐 됐구나저 자식 깨우라니까라며 불안감과 저에 대한 원망을 했더랍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입고 있는 옷이 아까 말씀드린 개구리 전투복이 아니라 예전에 입었던 민무늬 카키색 전투복이더라는 겁니다그것도 경계총 자세를 하고 말이죠.

 

간혹 유격 훈련 중에 훈련용으로 옛날 전투복을 입긴 했지만 이 때는 이렇다 할 훈련기간도 아니고 독수리 훈련 때처럼 방어훈련(특전사 등이 몰래 지정된 부대를 침투하여 경계 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의 시행하는 훈련)을 한다는 정보도 없었을 때였습니다.

 

김병장은 여기서부터 혼란스러워졌다고 합니다.

 

도대체 저건 누구이며그 옆에 있는 저는 왜 태연하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그 다음 한 말이 저를 경악하게 했습니다.

 

김병장도 그것 때문에 뛰쳐나왔던 것이고요.

 

그렇게 제 옆에 있는 누군가를 보다가 혹시 자기가 가위가 눌렸나라고 생각을 했답니다.

 

그런데 평생 자기는 가위를 눌려본 적도 없고 남들이 가위눌리면 나타난다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현상도 없었답니다.

 

단지 미친 듯이 추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저도 모르게 자기 입에서 신음소리가 날 정도로요.

 

확실히 가위는 아니었고 오히려 정신은 추위 때문에 더 또렷해 진 상태에서 이런 상황을 목도하게 된 것입니다.

 

김병장이 저를 경악하게 하면서 본인을 뛰쳐나오게 했던 것은 제 옆에 서 있던 알 수 없는 그의 허리 아래 쪽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초소에 쌓아올린 타이어는 허리 아래쯤 허벅지까지 쌓아올렸었는데 그러니까 김병장이 본 것은 상체만 있는 옛날군복을 입고 경계총 자세로 서 있는 어떤 군인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김병장이 장난을 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김병장의 그 때 그 표정은 절대 장난을 치는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저와 김병장은 다음 번 근무교대자가 올 때까지 공포심에 숨을 죽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담당 초소 앞 사계청소 작업 중 김병장이 중대원들하고 있으면서 저와의 근무시간 중 보았던 그 일을 행보관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물론 자신이 통신부스에 들어갔던 이유는 TA312전화기 회선상태를 좀 보려했다는 거짓말을 보태서요.

 

물론 주변에 있던 대부분의 중대원들은 군기 빠진 김병장이 근무 중 잠을 자다 헛것을 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던 행보관이 더 무섭고 오싹한 말을 이어서 했습니다.

 

정초소와 간이초소 바로 뒤 쪽에 고가 초소도 있었는데, 2층 정도 높이로 되어 있고 목재로 된 계단과 기초를 짜 놓은 구조였습니다.

 

자신은 예전에 그 고가초소 아래쪽 그러니까 목재틀에 목이 매달려 흔들리고 있는 듯한 군인을 본 적이 있었다는 겁니다.

 

자신이 보았던 것도 옛날 군복을 입은 군인이었다는 말과 함께요.

 

도대체 김병장이 보았다는 그 하체없는 군인은 누구였을까요혹시 예전 6.25 같은 전쟁터에서 산화한 영혼이었을까요아님 부대에서 어떤 사고로 명을 달리한 영혼이었을까요?

아니면 정말 헛 것을 본 것이었을까요?

아직까지도 불가사의로 남아있는 일화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 – 나물 캐던 노인

 

이 이야기는 제가 짬이 차서 초소근무에서 당직하사 근무로 변경된 병장 3, 4호봉 쯤 되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당직하사는 주로 중대 인원 관리초소근무에 올라가는 초병들의 탄약 분배 등 임무를 맡았죠.

 

24시간 근무제로 근무를 서게 되고 다음 날 오전 중에는 취침을 보장해 줍니다.

(이와 관련한 다소 웃기던 에피소드도 있는데궁금하시면 제가 예전에 군게에 썼던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제 군번 다음다음 군번으로 있던 갓 병장으로 진급한 노병장이란 친구가 있었습니다.

 

12시 자정에 초소에 투입하게 되어있는 노병장이 부사수와 함께 제가 근무하고 있던 행정반으로 찾아와 탄창과 기타 근무에 필요한 물품을 수령 받아 초소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얼마가 지나 새하얀 얼굴로 헐레벌떡 행정반으로 다시 뛰어 들어오는 겁니다.

 

저는 근무교대 시간도 훨씬 지나 다시 내려온 노병장에게

아니왜 다시 들어 온 거야앞 번 근무자들은 어떻게 하고?라고 나무랐습니다.

 

노병장은 그런 것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저에게 다음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도 말씀드렸다시피 통신단 막사에서 초소까지 올라가는 중간에는 헌병당 영창 옆으로 난 좁은 길을 지난 후 오르막 길이 시작되는데 올라가는 길은 통나무를 덧대어 만든 계단이 있었고 양 옆으로는 비탈면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보통 사수는 앞에서 가고 부사수는 후레쉬를 사수 앞쪽으로 비추며 올라가는데 노병장이 바로 이 영창 옆길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할 무렵 왼 쪽 비탈면에 어떤 할머니가 허리를 숙인 채 땅에서 무엇인가를 줍고 있는 듯 했답니다.

 

잠이 덜 깼는지 노병장은 아무 생각 없이 속으로 나물을 캐나 보다하고 조금 올라가다가 생각해 뒷덜미에 소름이 끼치더랍니다.

 

왜냐하면 이 늦은 시간에 더군다나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군부대 영내에서 나물을 같은 것을 캐고 있다니요.

 

생각해 보니 할머니는 복장 또한 이상했는데 옛날 조선시대 사진에 보는 한복 같은 저고리를 입고 쪽머리를 하고 있었던 거죠.

 

노병장은 올라가는 걸음을 멈추고 부사수에게 조금 전 자기가 본 것을 봤냐고 했더니 부사수는 뒤에서 손전등을 비추며 땅만 보고 왔기 때문에 못 보았다고 답을 했습니다.

 

노병장은 발걸음을 거꾸로 내려 아까 그 자리쯤 까지 가서 다시 확인해 보니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입니다.

 

그 길로 노병장은 부사수에게 뛰어!라는 말을 하고 혼비백산해서 행정반으로 다시 왔던 거죠.

 

저는 노 병장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이가 없었으나노 병장의 겁에 질린 얼굴을 보고서는 다시 근무에 투입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런 연유로 일단 옆 중대에 있던 당직사령에게 노병장이 몸이 매우 안 좋다는 보고를 하고 현재 근무조 초소에 연락을 해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릴 것을 이야기하고 비번이었던 다른 상병을 깨워 사수로 올려보냈습니다.

 

노병장을 진정시키고 취침에 들게 했고 다음 날 아닌게 아니라 노병장은 정말 심함 몸살에 걸려 3일을 앓아누웠던 기억이 납니다.

 

도대체 이 할머니는 또 누구였을까요?

여기까지가 오늘 드릴 이야기의 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