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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이야기

(공포 ) 심령스팟 탐사원 알바. -무서운이야기


26살, 고졸에 백수,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연명해나가듯이 살아가다 문득 구인 사이트에서 본 글이 있다.

‘심령스팟 탐사원 급구!!!’

제목부터 워낙 특이해서 내 관심을 끌었지만 이미 글이 3페이지까지 밀려있는 상태여서 사람은 벌써 구했겠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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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스팟 일일 탐사원 급구!-
숙박 및 식비 제공!
시급 : 3,000엔! (총 8시간 근무, 일급 24,000엔, 야간수당 별도 지급, 초과시 초과수당 지급!)
하는 일 : 심령스팟에 들어가 지시를 받고 둘러보는 일. 간혹 침대를 들거나 지하실에 내려가는 등, 힘든 일들이 있음. 
기타설명 : 거기 할 일 없는 당신!! 겁이 없는 당신!! 세상의 차가운 맛을 실컷 맛보아서 초현실적인 공포는 믿지도 않는 당신! 당신에게 하는 말 입니다! 어서 연락하세요!
지역 : 후쿠오카 이누나키 터널 근처
연락처 : XXX-XXX-XXXX
근무시간 : 늦은밤 – 다음 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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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거 완전 나한테 하는 말이잖아? 게다가 이누나키 터널이면 집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고 말이야...’

그렇게 제발 아직 지원자가 없기를, 있어도 모두 떨어졌기를 기대를 하며 늦은 시간이지만 연락을 해봤다.

시간은 밤 11시가 지나있었지만, 어차피 안 되더라도 오늘 목소리 한 번 듣고 두 번 다시는 안 볼 사이인데 뭐 어때? 하며 전화를 걸자, 한 남성이 받았다.

그렇게 나는 채용되었다. 

고용주는 바로 다음 날 전화를 걸었던 시각, 밤 11시에 이누나키 터널 앞으로 와달라고 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간은 참 느리게 가는 것 같다. 하루 종일 심령스팟에 관한 생각과 조사를 해 보아도 밤은 쉽게 오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깜빡하고 잠이 들었고, 눈을 뜨니 시간은 밤 10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아-씨 젠장! 모처럼 겨우 구한 꿀알바인데 이렇게 망치는건가!」
나는 씻지도 않은 채 츄리닝 차림으로 만나기로 한 장소로 뛰었고, 그곳에 도착하니 시간은 어느새 11시 10분 정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엔 한 남성이 있었다.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괜찮다는 말로 나를 해고시키지 않았다.

고용주의 직업은 공포소설작가라고 했다. 하지만 워낙 겁이 많아 심령스팟에 쉽게 가질 못하고, 결국 자기를 대신해서 심령스팟에 가서 기이한 것들을 보고 느끼고 알려줄 사람을 구했다고 한다. (어떻게 공포소설 작가가 된 거지?)


「그럼 작가님, 저는 이 이누나키 터널에 가면 되는 겁니까?」

「원레는 그럴 예정이었지만 여긴 막힌지 꽤 오래되었으니까 다른 곳을 구했어요.」

「다른 곳이요?」

「네, 여기서 한 5분 정도만 가면 됩니다. 아! 일단 이 무전기 받아주세요.」


그는 내게 무전기와 손전등을 건네주었고, 무전기 옆에 달린 버튼을 몇 번 누르더니 무전이 잘 통하는지 확인시켜주었다. 
우린 그렇게 헤어졌다.

그는 터널의 앞에서 지시를 하고, 나는 그가 무전기를 통해 시키는 대로 하면 끝이었다.


「후- 후- 잘 들리나요? 아사히씨?」

「네, 잘 들립니다.」

「그나저나 무전기 잘 쓰시네요!」

「알바경험이 좀 많아서 무전기를 쓸 일이 종종 있었거든요,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던가...」

「그렇군요. 그럼 이제 제가 시키는 곳으로 가주세요.」

「네, 어디로 가면 되죠?」

「일단은 숲 속으로 들어가 주세요.」

「그럼 제가 안보이지 않나요?」

「아, 안 그래도 지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있어요. 제가 준 손전등을 켜서 하늘 쪽으로 빙빙 돌려주세요.」

「네.」

「아, 보이네요. 그대로 쭉 가주시면 산장이 하나 보일거에요. 그곳으로 들어가 주시면 됩니다.」

「산장이라... 재밌겠네요.」

「겁이 없는 편이신가 보죠? 부럽네요-」

「네, 이일 저일 다 겪다보니 유령이나 괴물같은 건 전혀 안 믿는 편이거든요.」

「종교도 없으신 건가요?」

「네, 일단은요. 아! 산장이 보여요.」

「도착했군요! 그럼 그 안으로 들어가서 산장의 내부 구조를 설명해주세요.」



나는 산장으로 들어갔고, 누가 쓰다가 버린 산장인지, 크기는 좀 커보였지만 너무 허름해 보였다. 밖으로 난 창들은 다 깨져있었고, 안에서 찢어진 커튼이 바람에 흔들리는 게 보였다.


「으아, 더럽네요- 청소가 하나도 안 되어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쓰레기들이 있죠?」

「오래된 카펫이랑, 커튼은 찢어져 있고, 벽지가 뜯어져 있어요.」

「다른 방이 있다면 들어가주세요.」

「네, 그럼 기꺼이.」


방문을 열자 깨진 창문을 통해 바람이 찬바람이 불어왔다. 달빛 때문에 방안은 생각보다 밝았다.


「들어가셨나요?」

「네, 침대가 하나 있는데 얼룩이 진 건지 곰팡이 인지... 아무튼 무진장 더러워요!」

「그 얼룩좀 자세히 봐주실 수 있습니까? 혹시 피나 음료같은 것처럼 얼룩이 진 건가요?」

「음... 그건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 음료를 쏟은 것 같기는 하네요. 특히 커피를요...」

「커피하고하면, 갈색인가요?」

「아뇨, 검은색이에요. 아마 아메리카노? 유령씨는 블랙커피를 좋아하나봐요.」

「아하하! 그런 상황에도 농담까지 하시다니, 대단해요!」

「아 그리고 서랍이 있네요. 다 열려져 있기는 한데, 안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좋아요. 그럼 그대로 나와서 다른 방으로 가주세요.」

「다른 방에도 그리 특이한 건 없어요. 하나 확실한건 애완동물을 길렀던 건지 짐승의 털처럼 보인느 것들이 좀 있네요.」

「혹시 악마소환술에 쓰였을 산 재물은 아니었을는지...」

「그런 걸 할 때는 재료가 참 특이하군요.」

「뭐, 어디까지나 제 상상이지만요. 자 그럼 방을 다 둘러보셨으니 다시 거실로 가주세요.」

「네, 거실로 왔어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나요? 여기서 봤을 땐, 2층이 보이는데...」

「네, 계단이 있기는 한데 완전히 꽉 막혀서 올라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어떻게 안되는 겁니까...?」

「음... 이건 좀 무리같은데... 이상한 짐들이 마구 쌓여있는데 하나를 뺏다간 다 무너져버릴 것 같아요...」

「그럼 2층은 포기해야겠군요. 만약에라도 아사히씨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도와줄 수가 없어요.」

「네? 그게 무슨말이죠?」

「아시잖아요- 저 워낙 겁이 많아서 그런 곳 못 들어가거든요.」

「아, 그런겁니까?」

「그래도 행여 그런 일이라도 생기면 바로 구급차를 부를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자, 그럼 2층은 포기했으니 아까 보았던 지하실로 가주세요. 지하실로 향하는 문은 좀 괜찮나요? 들어가실 수 있으시겠어요?」

「네, 거미줄이 좀 많기는 하지만 장애물은 없네요...」

「지하실 계단은 어떤 느낌?」

「음... 뭐랄까, 공사가 아주 잘되어 있네요. 튼튼해 보여요. 근데 너무 어두워서 손전등을 제대로 비춰서 내려가지 않으면 자칫 굴러 떨어질 수도 있겠....우악!!」



나는 왠지 모를 긴장감에 계단을 내려가던 중 다리가 몹시 떨렸고, 결국 계단에서 넘어져 구르고 말았다. 평소에 운동을 좀 해둘걸 하고 짧게나마 후회를 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치지직....치지직....씨...?...사히씨?」

「으아, 굴러버렸습니다.」

「괜찮으신 겁니까!?」

「네, 그래도 크게 다친 부분은 없어요.」

「다행이네요.」

「지하실 설명을 해드리자면, 확실히 지하라서 그런지 쾌쾌한 냄새가 나네요. 조금 춥기도 하고요.」

「바로 설명시작이라니, 튼튼하시네요...」

「하하, 가진 게 멀쩡한 몸뿐이라서...」

「뭐 특이한 점은 있나요?」

「음... 뭐지 저건?」

「네?」

「저기 뭔가 불빛이 보여요...」

「달빛 말인가요?」

「아뇨, 달빛이 아니라.... 촛불 같아요! 붉은색이에요!」

「오오... 조심하세요! 뭔가 튀어나오기라도 했다간...」

「직접 겪고 있는 건 저인데, 어째 작가님이 겁을 더 먹었네요.」

「네, 뭔가 듣기만 해도 무서워져서...」

「다가가볼게요.」

「부디 조심해주세요.」


붉은 색의 아른거리는 불빛을 향해 가보니 그곳엔 약 스무 개 정도의 초들이 타고 있었고, 한 가운데에는 재단 같은 것이 있었다. 

「일단, 초들이 많아요... 스무 개쯤 되겠네요. 그리고 무슨 재단같은 것이 있는데, 뭔가 작가님이 찾고 싶은 게 마침 딱 있네요. 이거 진짜 굉장하잖아?」

「그 재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네, 나무로 된 동그란 탁자가 하나 있는데, 오래된 나무인지 색이 다 짙어졌네요... 게다가 누군가 이상한 문양을 그려놨어요. 피 인지, 물감인지 빨간 색으로요. 으아악!!!」

「무슨 일이에요!?」

「깜짝이야, 지금 보니 마네킹 같은 게 하나 있어요...」

「마네킹이요?」

「네, 아 자세히 보니 마네킹이 아니라 밀랍인형이네요!! 초 때문에 뜨거워서 그런지 눈부분이 녹고 있어요. 마치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아요...」

「만질 수 있겠어요?」

「뭔가 불안하기는 한데, 여기 누구 있는거 아니죠?」

「걱정마세요. 혹시 누가 들어가는걸 보면 바로 말해줄테니...」

「네, 일단 만져볼게요.」

「어때요? 정말 밀랍인가요?」

「네.. 확실히 밀랍이 맞아요. 얼굴을 타고 흐르는 밀랍을 만지니 마치 눈물을 닦아주는 것 같네요.

「정말 밀랍이에요?」

「네, 확실합니다.」

「정말요?」


무전기에서 나오는 이 말을 끝으로 마네킹의 눈동자가 나를 쳐다봤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