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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이야기

(공포 실화) 금기 - 무서운이야기


예전에 할머니께 들은 이야기가 있어. 당산나무 근처에서 나쁜 장난을 친다던지 그 나무를 헤하려고 하면 큰일이 난다고 항상 조심하라고. 아마 당산나무 라고 다들 많이 들어봤을 거야. 당시 내 나이는 17살 에 불과했는데 시골 같은 동네에 사는 한 살 동생이 한명 있었거든 어른들 말로는 족보로 따지면 내 조카뻘 되는 친구라고 하더라고.. 지금부터 이 친구를 그냥 조카라고 할게. 나는 방학 때마다 시골 내려가서 그 친구랑 항상 어울려 놀았는데 어느 날엔가 조카 가 날도 더우니까 윗마을에 사는 자기 친구도 불러서 계곡을 가자는 거야? 난 좋다고 수락했지. 그리고 당시에는 스마트폰도 없었고, 슬라이드형 휴대폰이 가장 최신형이었어. 휴대폰은 어른들만 가지고 다니는 시절이었지. 그러다보니 그 친구를 부르려면 집전화로 그 친구 집에 전화를 하거나, 아니면 직접 찾아가야 했는데 조카가 아무리 전화를 해도 안 받는다며 같이 가보자는거야. 날이 더워서 좀 힘들긴 했지만 어쨌든 따라 나섰지.. 



대충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 마을 지명이 ‘동백’ 이었어. 마을 입구 쪽에 동백나무가 꽤 많이 자리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얼핏 들은 것 같아. 이 친구는 김씨 라고 부를게. 무튼 우리는 20분을 걸어서 그 김씨 집에 도착했는데 애가 글쎄 마당 구석에 쭈그려 앉은 채로 뭘 열심히 작업 이라고 할까... 무슨 행동을 하고 있길래 내 옆에 있던 조카 가 불렀어.





“야, 니 뭐하냐?”





그랬더니 이 친구가 죄지은 사람 마냥 놀래서 뒤를 휙 돌아보는데 어쩔 줄을 몰라 하더라고. 나는 그저 ‘왜저러지’ 하면서 뻘줌하기도 하고 해서 주변만 둘러보고 있는데 조카는 슬금슬금 그 친구 쪽으로 가면서 이미 봤던 거지 김씨 가 뭘 하고 있었던 건지... 내가 딴청을 피우는 동안 그 친구 쪽으로 향해 가던 조카가 ‘야 이 미친 새끼야!’ 하고 소리를 지를 때쯤 나도 무슨 일인가 싶어 그쪽으로 가봤는데 김씨는 마당 한구석에 호스가 달려 있고, 세숫대야도 있는 작은 우물터? 라고 해야하나; 그걸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왜.. 영화 마파도에서 보면 마당 한켠에 큰 고무통도 있고, 세숫대야도 있고 하잖아? 그런 공간이었어. 무튼 거기서 뭘 했는지 왠 개 한 마리가 피투성이를 한 채로 죽어 있는거야...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 눈도 뜨고 있고, 힘이 빠졌는지 혀도 옆으로 나와 있었어. 난 그제야 알았지. 조카가 왜 욕을 했는지.. 나도 조카 옆으로 가서 ‘이게 뭐야?!’ 하고 소리치니까 김씨도 당황을 했는지 얼굴이 있는 대로 찡그려지면서 화제를 바꾸려고 하더라고






“야 니.. 모..모 뭐 더러 왔냐.. 쟈는 누군디”






하지만 조카는 굴하지 않고 김씨에게 쏴댔어. 미쳤냐부터 시작해서... 니가 인간이냐 이거 니가 키우던 개 아니냐, 무슨짓을 한거냐... 막 엄청 욕을 하면서 뭐라 뭐라 했었는데 기억이 잘 안나... 다만 조카가 손이 떨릴 정도로 주먹을 쥐고 있길래 아 가만 놔뒀다간 얼굴 날아가겠다 싶어서 내가 막아섰지. 진정하고 일단 얘기 들어보자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강아지는 파란색 천막으로 덮어놓고 그 김씨를 앉혀놓고 조카가 물어봤어. 왜 그랬냐고... 하지만 김씨는 아무런 대답을 안 하더라고... 수차례 안 때릴테니까 대답하라고, 대답 해 달라고 부탁까지 해가면서 물어도 대답을 안 하다가 





“야, 말 안해주면 니 경찰서 신고하는 수 밖에 없다잉... 대답하라니깐?”





경찰 얘기가 나오니까 본인도 무서웠는지 그제야 자초지정을 설명하더라고..




“처음엔 그냥 놀아줄라 그랬는디 이새끼가 손을 안물어브냐.. 왐마 짜증이 이빠이 나갓고는 한 대 확 쥐어 팼드만 정신을 못차리잖애...”




결국 강아지가 자신을 물어, 혼을 내주려고 한 대 때린 것이 이렇게 죽어버렸다는 허무한 대답이 돌아왔지만 그건 누가 들어도 거짓말이었어.




“한대 때렸는디 저렇코롬 피투성이가 되브냐? 어? 똑바로 대답 안할래?”




조카가 언성을 높이면서 오른손을 들어 보이자 그 친구는 또 다시 변론을 했는데 정말 충격이었어.. 




“니도 아냐(알잖아), 나 개장수가 꿈인거. 개가 좋긴 한디... 뒷다리 묶어다가 나무에 매달아 놓고선 사정없이 패불고 물에 담궈갖고는 숨 못쉬게 하면 야 들은 죽는다고 발버둥치고 비명 지르는게 재밌응게 그라제...”



그 말을 듣고 나랑 조카는 그냥 얼음이 돼서 아무말도 못했어. 김씨의 발언도 충격이지만 그 이야기를 하면서 뭐가 그리 재밌는지 입이 막 씰룩 씰룩 올라가는걸 억지로 참고 있더라고... 나는 듣다 듣다 조카한테 가자고 했지. 그냥 가자고... 근데 조카는 궁금한 게 더 있었는지 완전 정색을 하고서 김씨 옆에 앉더라고.



“니 얼마 전에 저 강아지가 새끼 낫는디 도망가서 없어져블고 며칠 뒤에 소고기라믄서 나한테 처맥인 것도 개고기제?” 



나는 김씨가 부인을 할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태연하게 “어ㅋㅋㅋㅋ” 하면서 미친 듯이 웃어대는데... 이게... 도대체가 사람이 맞나; 싶더라고.. 그 말을 듣고서 조카는 더 이상 할 말 없다고 그냥 가자고 나를 데리고 동백을 떠나왔는데 김씨 집 대문을 나서면서 뒤를 돌아봤더니 무표정을 한 채로 햇빛에 눈이 부신지 계속 보고만 있더라고. 나중에야 들은 거지만 김씨가 조카한테 있어서 거의 하나밖에 없는 친구이기도 하고, 초등학교 때는 조카가 체구도 작았던 터라 애들이 많이 놀렸었나봐, 그럴때마다 김씨가 지켜줬었고. 그러던 친구였는데 저렇게 돼 버리니까 많이 안타까웠던 모양이야... 




그리고 나는 그날 그 일이 있고 나서 집에 돌아와 할머니께 그 이야기를 들려드렸지. 조카 아는 친구가 동백에 살아서 그 동네 놀러갔다가 이런 일이 있었다. 라고... 근데 대뜸 할머니께서 그러시는거야 



“아가! 김씨 집에 갔다 왔디야?” 



“네 맞아요 김씨집 갔다왔어요.”



“오마 어채쌋고! 나쁜 아 들 하고 어울려 댕기믄 안된다!”




하시며 펄쩍 뛰시는거야... 평소 내가 조카랑 놀다가 그냥 조카 집에서 잔다고 해도 그러라고 하시는 분이 이렇게 놀라시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당황스러워서 왜 그런지 여쭤봤지.




“개가 좀 나쁜 애 같긴 한데... 개한테 뭐 있어요?” 




그러자, 할머니께서 당산나무 이야기를 해주셨어. 현재 그 김씨의 집이, 예전 김씨 증조 할아버지께서 터를 잡으신 곳이래. 근데 마당 한켠에 나무가 한그루 있었는데 이게 여름에는 햇빛을 가리고, 가을에는 낙엽 떨어져서 보기 싫다고 그 나무를 베어 버렸다는 거야. 근데 그게 동백마을 당산나무 였던거지... 그 후로 김씨가 저렇게 됐다며 김씨 집안에 우환이 든 거라고 말씀하셨어. 그리고 그 뒤로도 김씨에 대해 들은 이야기도 있고, 마주친 일도 몇 번 있었는데 곧 다음 이야기도 올리도록 할게!


앞서 언급했던 김씨는 어릴 적에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고 했어. 조카 말에 의하면 그 친구 새 어머니가 필리핀인가? 베트남 분이라고 하셨거든. 그리고 두 분 사이에서 동생까지 태어났었는데 어느 날엔가 새어머니가 동생이랑 본인 여권, 짐을 다 챙겨서 도망을 갔다더라고... 그런데 이 또한 그 집안에 내린 저주라는 이야기가 있었어... 증조할머니, 친할머니, 어머니 까지 3대에 걸쳐 집안 여자들이 멀쩡하다가 갑자기 짐을 챙겨서 가출을 한 뒤로 영영 돌아오질 않는다거나, 아주 극단적으로는 불치병에 시달리다 돌아가시는 일까지 있었다고 해. 이 이야기를 들은 이는 김씨 집을 자주 들락거리던 같은 동백마을에 살던 소라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 아이야.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반 이었던 터라 통학버스도 항상 같이 타고 다니면서 가까워졌다고 해 그리고 어느 날은 김씨가 소라에게 자기 아버지가 귀신을 목격한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었다면서 그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고 했어. 



바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굉장히 더운 여름날이었는데 타국에서 온 어머니가 자식까지 데리고 집을 나간 후로 김씨 아버지께선 매일 술을 드셨다는 거야. 무슨 일을 하시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낮에 시내를 나갔다가 저녁 즈음 술을 드시고 만취 상태로 스쿠터를 몰면서 집에 돌아오신다는 거지.. 그런데 당시 김씨가 소라에게 자랑하듯이 숨겨둔 보물이라도 있다는 양 보여준 게 한 가지 있었는데 바로 아버지 방 서랍 깊숙이 숨겨져 있는 다량의 성인 비디오 였대... 단순히 어린 마음에 정말 순수하게 재밌다고 보여 준건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선 사실 모르겠어... 아 물론, 그 상황에서 김씨가 소라에게 어떤 행동을 한건 전혀 없어. 다만... ‘김씨 눈빛이 이상했다.’ 라는 말이 있었을 뿐... 무튼 그날도 어김없이 만취 하신 상태로 집에 돌아오시겠거니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쩐지 그날은 아버지가 돌아오질 않았다는 거야. 이상하다 싶어 아버지가 자주 가시는 식당에도 전화를 해보고, 비디오가게 에도 전화를 해봤지만 그 어디에도 아버지가 계시다는 소식은 못 들었대. 시간은 벌써 저녁 10시를 향해 가고 있고.. 밤도 늦었겠다. 소라도 이제 집에 가봐야겠다며 집을 나섰더랬지. 




김씨는 집에 혼자 남아서 이걸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나 어쩌나 혼자 고민을 하다가 당시는 너무 어렸고, 시골에서는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10년을 살아도 1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서 망설여졌다는 거야. 결국 김씨는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그만 잠이 들어버렸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버지는 동이 틀 새벽녘이 되어서야 경찰이랑 같이 집에 돌아오셨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다 오신건지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고 얼굴도 하루 사이에 핼쑥해진 느낌이 들어서 뭔가 이상하다 싶었던 김씨는 아버지께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거냐 여쭤봤더니,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전날 밤, 시내에서 술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셔서 그만 산으로 갔다는 거야. 김씨 할아버지의 묘지가 있는 산으로... 그렇게 어두운 밤에도 용케 잘 찾아 할아버지 묘지 앞에 다다랐고, 그 앞에 앉아 당신 아버지께 신세 한탄을 하며 울고, 욕을 하고... 그리고 또 술을 드셨대. 그러다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부턴지 산책로 쪽으로 사람들이 줄을 지어 올라가더라는 거야. ‘이 밤에 뭐한다고 산을 올라가지?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하시다가 그중 한명 팔을 잡고 여쭤보셨대. 





“이보시오, 어디로 간가? 술 마시러 가는거믄 나도 좀 같이 감세.”


그러자 그 사람이 대답하길.


“목욕하러 간디, 같이 갈라?” 


라고 대답을 해오더래. 


그에 김씨 아버지는 어딜 가길래 목욕을 하러 가나 싶어 되물었지



“요 위로 올라가믄 저수지 밖에 안 나오는디 어딜로 목욕을 하러 간당가?”



그러자 그가 답하길...



“암말 말고 따라오소!”



하면서 대뜸 아버지 팔을 붙들고 산을 올라가더라는 거야. 꽤나 자주 오르던 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처음 보는 길 이었고, 아무리 올라가도 끝이 안보이더래.. 게다가 당시에는 시계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이 몇 신지, 얼마나 올라왔는지 가늠도 안됐었지... 한참을 오르다가 너무 힘이 든 나머지 아버지는 본인 팔을 잡고 있는 그 사람한테 물었대. 




“을매나 더 올라가야 쓴다요? 사람 죽겄소 아주!”




그랬더니 그 사람이 실실 웃으면서 “아이고~ 좀만 더 올라가면 된당게요~” 라면서 아버지 팔을 계속 안 놓더라는 거야... 가뜩이나 술기운이 올라 힘도 없고 팔을 잡고 있는 아귀힘이 어찌나 세던지 저항 없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셨대. 그렇게 계속 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이 사람들은 도저히 멈출 생각을 않고 계속 가기만 하는구나 생각을 하는데 그때 갑자기 그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딱! 멈춰 서고서 아버지를 바라보시더래. 그것도 정색을 하고서 사람들이 한 줄로 서서 자기를 쳐다보고 있으니까 그제야 '내가 이것들한테 홀렸구나, 아주 단단히 홀렸구나...' 하며 정신을 차리신 거지. 아무 말도 안 나오고 그저 멍 하니 쳐다만 보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어깨를 톡톡 치더라는 거야. 그때 뒤를 돌아보니까 경찰 두 명과 윗마을에 사시는 어르신 한분이 서계셨대. 그리고 다시 앞을 돌아봤을 땐 그 많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다 사라진 상태고, 이미 해가 슬슬 얼굴을 비추고 있었대... 




어찌된 일인고. 하니, 밭에 물을 길러 일찍이 집을 나오신 마을 어르신 분께서 김씨 아버지가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는걸 보시고 저사람 저거 제정신이 아니구나 싶어 신고를 하셨다는 거야. 자초지정을 들어보니까 어르신께서 산을 타시다가 묘 근처쯤 왔을 때부터 헥 헥 거리면서 숨차 하는 소리가 들리더래. 누가 뛰어 올라가나 싶어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데 아무리 들어도 같은 장소에서 들리는 소리였던 거지... 무슨 소린가 싶어 묘가 보이는 곳 까지 올라가봤더니 김씨 아버지께서 성인남성 무릎 정도 올라오는 무덤을 오르락... 내리락... 거리면서 헥헥 거리고 있었던 거야... 





저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불러도 봤지만 대답도 안하고 눈도 반쯤 뜨고 있길래 바로 신고를 하셨던 거라고 하시더라고 남의 무덤 위에서 몹쓸짓 하는 줄 알았다면서.. 그 후 김씨 아버지는 그때 목격한 게 귀신들이거나 도깨비짓이라고 하셨대. ‘내가 뭔 죄를 지었다고’ 라고 하시면서 말이야...







난 어쩐지 알 것도 같았어. 왜 귀신들이 그렇게까지 김씨 아버지께 들러붙는지 말이야...